꽃처럼 저버린 사랑
  

오, 그 아름다움 한창 피어날 때

저버린 그대

잠든 그대 위엔 묘석일랑 놓지 못하게 하리라.

그대를 덮은 잔디 위엔

오직 장미를 심어 봄이면 새싹 트게 하고

야생 실백편나무 수심어려 휘청거리게 하리라.

때로는

또 저기 푸르게 흐르는

시냇가에 슬픔의 여신 찾아와

고개 숙이며 갖가지 꿈으로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고

혹은 머뭇거리고

혹은 사뿐히 걸음 옮기게 할지니 상냥한,

가엾은 그대여!

혹시나 그 발걸음이 고이 잠든 그대를

깨울까 하여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