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서

     Carl Sandburg



저에게 허기를 주소서

오 권좌에 앉아

세상에 등급을 부여하는 신들이여

저에게 허기와 아픔과 곤궁을 주소서

저를 황금과 명망의 문 안에 들지 말게 하시어

수치와 좌절을 느끼게 하소서

제게 가장 천하고 지긋지긋한 허기를 내리소서!



다만 제게 작은 사랑 하나 남기소서

하루가 끝날 때 제게 말을 건넬 목소리 하나

어둔 방에서 저를 어루만져

긴 외로움을 깨어 줄 손길 하나 남기소서

낮 형상들의 어스름


일몰을 어렴풋하게 만들 때

모습 바꾸는 그림자 해안에서

길 잃은 작은 서녘별 하나 뛰쳐나왔습니다

저를 창가로 가게 하소서

그곳에서 저물녘의 낮 형상들 지켜보며

작은 사랑 하나 다가옴 알고

기다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