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5
창가에서
Carl Sandburg
저에게 허기를 주소서
오 권좌에 앉아
세상에 등급을 부여하는 신들이여
저에게 허기와 아픔과 곤궁을 주소서
저를 황금과 명망의 문 안에 들지 말게 하시어
수치와 좌절을 느끼게 하소서
제게 가장 천하고 지긋지긋한 허기를 내리소서!
다만 제게 작은 사랑 하나 남기소서
하루가 끝날 때 제게 말을 건넬 목소리 하나
어둔 방에서 저를 어루만져
긴 외로움을 깨어 줄 손길 하나 남기소서
낮 형상들의 어스름
일몰을 어렴풋하게 만들 때
모습 바꾸는 그림자 해안에서
길 잃은 작은 서녘별 하나 뛰쳐나왔습니다
저를 창가로 가게 하소서
그곳에서 저물녘의 낮 형상들 지켜보며
작은 사랑 하나 다가옴 알고
기다리게 하소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