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상의 노래

             라이너 마리아 릴케



소중한 목숨을 버릴만큼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누구일까.
나를 위하여 누군가 한 사람
바다에 익사한다면
나는 돌에서 해방되어
생명체로, 생명체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이렇게도 나는 끓어오르는
피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돌은 너무 조용하기만 하다.
나는 생명을 꿈꾼다. 생명은
참으로 좋은 것이다.
나를 잠깨울수 있는 만큼
용기를 가진자는 아무도 없는가.

그러나 언젠가 내가,
가장 귀중한 것을 내게 주는
생명을 갖게 된다면
..............
그때 나는 혼자 울리라.
내가 버린 나의 돌을 생각하며 울리라.
나의 피가 포도주처럼 익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슨 소용 있으랴.
누구보다도 나를 사랑하던 사람 하나를
바다속에서 불러낼 수도  없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