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5
이니스프리 호수섬
나는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잔 나뭇가지 엮어 진흙 발라 거기에 작은 오두막 지으리라.
아홉 완두콩이랑을 거기에 가지리, 벌통을 가지리,
그리고 벌떼가 윙윙거리는 숲속 공터에 홀로 살리라.
그리고 나는 거기에 평온을 가리리, 평온이 낮게 드리울 테니까,
아침의 베일에서 귀뚜리가 노래하는 곳까지 드리우면서.
거기에 깊은 밤은 온통 가물거리고, 한낮은 자줏빛으로 불타오를 테니까,
그리고 저녁은 홍방울새의 날개짓으로 충만하면서.
나는 일어나 지금 가리, 언제나 밤낮으로
호수물이 해변가에서 나즈막이 찰랑이는 소릴 들을 테니까.
차도 위나, 회색 포장도로 위에 서 있는 동안으로
나는 호수물 찰랑이는 소릴 심장 깊은 곳에서나 들을 테니까.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