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방울 내리잖는 그 때에도
오히려 꽂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꽂 맹아리가 움직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 바다 복판 용솟음 치는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섬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화상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