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11
서울은 더 더울텐데 건강히 잘 지내고 있을런지 모르겠다. 먼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이런식으로 말을 전하는 날 용서하길 바란다. 여러 번 강조해 말했지만 나 역시 갓 21살이 된 평범한 여자애에 불과하니까.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네가 더 잘 아리라 믿는다.
일주일간 물 위에만 둥둥 떠있다가 오늘 처음 자유로운 상륙을 했다. 이제 일주일을 또 배를 타야 하는데 참으로 답답해서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기만 하다. 나는 잠깐의 틈을 내어 매점에 가서 생필품을 구입할 시간조차 없이 이 작은 공간에 갖혀 바쁘게 살았기에, 오늘 오후 9시까지의 자유로운 상륙시간은 더 없이 특별하고 소중하다. 그러나 내가 지금 회식을 마치고 즉시 선실로 돌아와 얼어붙은 손으로 급히 글을 쓰는 까닭은 마치 어느해 2월달에 그랬듯 바로 지금 글을 써야 할 것만 같다고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참 기분이 좋다. 배 안에는 사람이 몇명 없는 듯 하고 뱃전에 부딫히는 파도소리와 조그만 기계소음 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평소 극도로 어수선했던 이 곳에서 일주일간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과거를 곱씹으며 그저 좋아 히죽거리는 것을 접어두고,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역시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어쩌면 과거 내가 저질렀던 자잘한 실수들이 일을 이렇게도 그르쳐놨을런지도 모르겠다만 뭐 후회해도 소용은 없겠지. 아무튼 내가 무능하고 어리석어 무언가를 과감히 행할 능력도 용기도 진실로 더는 없다는걸 뼈져리게 느꼈다는 것 만으로도 참 가치있는 시간이었으리라.
오랫동안 붙잡고 매달렸다. 수년동안 정말 내 멋대로였다. 그리고 그 시간 만큼 남들이 그러하듯 나도 조금은 아프고 또 아주 많이 행복했다. 너를 좋아했던 이 시간이 나에게 헛되었다고 생각치는 않는다. 설령 네가 말 그대로 날 가지고 놀았든 뭐든간에 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감정을 이 짧지도 길지도 않은 2년 반의 시간 사이에 느꼈었다. 그것은 세계 최고의 로맨스소설을 수십권 읽어도. 혹은 아름다운 멜로 영화를 아무리 본들 알 수 없는 소중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시간동안 참 행복했다. 너는 나에게 둘도 없이 소중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널 위해서라면 목숨도 선뜻 바칠 수 있다. 참 유치한 말이지만 나는 그런 기회가 오길 또한 은근히 바라기도 했었다. 아무튼, 나는 이처럼 소중한 감정을 알게 해준 너란 사람을 만난 것을 내 일생일대 최고의 행운이라 생각한다. 나는 참 운이 좋은 것 같다.
상황이 정리되어 내가 네 앞에 설 수 있을 때 까지 나는 그저 열심히 살아갈 생각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다가올 더 좋은 앞날을 희망하며 살 것이다. 네가 날 가지고 놀았다 하더라도, 혹은 훗날 네가 날 완전히 잊어도 괜찮다. 나는 간절히 기원하는 모든 일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바닥에 드러누워 배 밑바닥을 스치는 잔잔한 물소리를 들으면서 지금 나는 너와는 전혀 다른 나만의 길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는걸 느낀다. 나는 마침내 너와 이렇게 멀리 떨어져 버렸지만 그래도 나의 마음은 항상 같은곳에 머무르고 있으며, 내가 계속 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참 많이 즐거운 일이다. 나는 결코 내 마음이 변치 않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또 이런 강렬한 그리움을 뒤늦게사 깨닫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나처럼 이토록 전진하며 생활하는 일도 없길 기원한다.
희망이란 것을 생각하자 갑자기 우스운 기분이 든다. 나는 새벽기도를 한답시고 새벽 3,4시에 일어나서 작은 예수상과 양초 몇개를 앞에 두고 미친듯이 무언가를 빌어대는 크리스찬들을 자주 봐왔다. 그리고 남몰래 그들을 우습게 생각했었다. 그 사람들도 결국은 자신의 행복만을 빌어대는 추한 인간이며, 그저 자신의 욕심에 눈이 멀어 주님의 형상을 한 우상 앞에두고 뭔가를 빌어대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소망이란 것도 역시 내가 친히 만들어낸 우상이 아닐까? 단지 그의 소원과 희망은 절박함에서 우러나온 기원이었고, 나의 소원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다지 확실치도 않아 내가 새벽기도따위를 하지 못한다는 차이밖에는 없으리라.
이제사 나는 생각한다. 희망이란 본디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게 아닐까. 마치 땅위의 길과도 유사하여 본래 길이 없는 땅에도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리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희망이 수없이 많은 나의 기원을 빌어 탄탄한 길이 되길 기다리는 것이다. 언젠가 내가 그 길을 조용히 걸어 너에게 갈 수 있길 바란다. 그리하여 또다시 따듯한 그 곳에서 너를 안고 좋아한다고 말 해 보고싶다.
항상 건강 조심해라.
일주일간 물 위에만 둥둥 떠있다가 오늘 처음 자유로운 상륙을 했다. 이제 일주일을 또 배를 타야 하는데 참으로 답답해서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기만 하다. 나는 잠깐의 틈을 내어 매점에 가서 생필품을 구입할 시간조차 없이 이 작은 공간에 갖혀 바쁘게 살았기에, 오늘 오후 9시까지의 자유로운 상륙시간은 더 없이 특별하고 소중하다. 그러나 내가 지금 회식을 마치고 즉시 선실로 돌아와 얼어붙은 손으로 급히 글을 쓰는 까닭은 마치 어느해 2월달에 그랬듯 바로 지금 글을 써야 할 것만 같다고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참 기분이 좋다. 배 안에는 사람이 몇명 없는 듯 하고 뱃전에 부딫히는 파도소리와 조그만 기계소음 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평소 극도로 어수선했던 이 곳에서 일주일간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과거를 곱씹으며 그저 좋아 히죽거리는 것을 접어두고,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역시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어쩌면 과거 내가 저질렀던 자잘한 실수들이 일을 이렇게도 그르쳐놨을런지도 모르겠다만 뭐 후회해도 소용은 없겠지. 아무튼 내가 무능하고 어리석어 무언가를 과감히 행할 능력도 용기도 진실로 더는 없다는걸 뼈져리게 느꼈다는 것 만으로도 참 가치있는 시간이었으리라.
오랫동안 붙잡고 매달렸다. 수년동안 정말 내 멋대로였다. 그리고 그 시간 만큼 남들이 그러하듯 나도 조금은 아프고 또 아주 많이 행복했다. 너를 좋아했던 이 시간이 나에게 헛되었다고 생각치는 않는다. 설령 네가 말 그대로 날 가지고 놀았든 뭐든간에 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감정을 이 짧지도 길지도 않은 2년 반의 시간 사이에 느꼈었다. 그것은 세계 최고의 로맨스소설을 수십권 읽어도. 혹은 아름다운 멜로 영화를 아무리 본들 알 수 없는 소중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시간동안 참 행복했다. 너는 나에게 둘도 없이 소중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널 위해서라면 목숨도 선뜻 바칠 수 있다. 참 유치한 말이지만 나는 그런 기회가 오길 또한 은근히 바라기도 했었다. 아무튼, 나는 이처럼 소중한 감정을 알게 해준 너란 사람을 만난 것을 내 일생일대 최고의 행운이라 생각한다. 나는 참 운이 좋은 것 같다.
상황이 정리되어 내가 네 앞에 설 수 있을 때 까지 나는 그저 열심히 살아갈 생각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다가올 더 좋은 앞날을 희망하며 살 것이다. 네가 날 가지고 놀았다 하더라도, 혹은 훗날 네가 날 완전히 잊어도 괜찮다. 나는 간절히 기원하는 모든 일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바닥에 드러누워 배 밑바닥을 스치는 잔잔한 물소리를 들으면서 지금 나는 너와는 전혀 다른 나만의 길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는걸 느낀다. 나는 마침내 너와 이렇게 멀리 떨어져 버렸지만 그래도 나의 마음은 항상 같은곳에 머무르고 있으며, 내가 계속 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참 많이 즐거운 일이다. 나는 결코 내 마음이 변치 않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또 이런 강렬한 그리움을 뒤늦게사 깨닫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나처럼 이토록 전진하며 생활하는 일도 없길 기원한다.
희망이란 것을 생각하자 갑자기 우스운 기분이 든다. 나는 새벽기도를 한답시고 새벽 3,4시에 일어나서 작은 예수상과 양초 몇개를 앞에 두고 미친듯이 무언가를 빌어대는 크리스찬들을 자주 봐왔다. 그리고 남몰래 그들을 우습게 생각했었다. 그 사람들도 결국은 자신의 행복만을 빌어대는 추한 인간이며, 그저 자신의 욕심에 눈이 멀어 주님의 형상을 한 우상 앞에두고 뭔가를 빌어대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소망이란 것도 역시 내가 친히 만들어낸 우상이 아닐까? 단지 그의 소원과 희망은 절박함에서 우러나온 기원이었고, 나의 소원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다지 확실치도 않아 내가 새벽기도따위를 하지 못한다는 차이밖에는 없으리라.
이제사 나는 생각한다. 희망이란 본디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게 아닐까. 마치 땅위의 길과도 유사하여 본래 길이 없는 땅에도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리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희망이 수없이 많은 나의 기원을 빌어 탄탄한 길이 되길 기다리는 것이다. 언젠가 내가 그 길을 조용히 걸어 너에게 갈 수 있길 바란다. 그리하여 또다시 따듯한 그 곳에서 너를 안고 좋아한다고 말 해 보고싶다.
항상 건강 조심해라.
편지
글을 참 맛있게 쓰시네요
이런 글을 보게 되면
그래도 아직 세상에 사랑이 존재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집니다.
간절히 기원하는 것은 이루어질 거라는 말
저도 동감합니다.
그 간절함이 순수하고 흔들림이 없다면 반드시
이루어 질거라 믿습니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