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고 있다. 언제나처럼..
하지만 지금은 더 빨리 죽어가고 있다.
내 육신과 정신 죽으련다.
보고싶다. 뼈가 사무치도록 보고싶어서 달려가고 싶다.
그녀의 앞에 서서 단 한순간만이라도 웃고 싶다.
그리하여 풀어질 수만 있다면
사랑했을까? 내가 사랑했을까?
아님 그녀가 날 사랑했을까?
언제가 그녀의 말이 생각난다.
집착이라고...
그냥 조용히 아무 생각없이 가고 싶다.
언제나처럼 조용한 걸 원했던 것처럼...
내시간들이....
조금전까지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렸는데 이젠 눈물조차 날 외면한다...거부한다.
난 외로웠다. 살아온 내내..외롭지 않게 발버둥 친 것 같다.
이 외로움이란 놈을 죽이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 왔는데...
이제 그 외로움이 날 죽이고 있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당신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내가 이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 애쓰는 동안 당신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나의 외로움이 당신을 더 외롭게 했군요. 미안해요.
그동안 당신을 괴롭히던 외로움을 내가 데려갈테니 부디 외로움을 찾지 마세요.
그냥 떠나가렵니다.
외로움이란 놈을 친구삼아 멀고 먼 그곳으로...
어쩌면 가끔 생각이 나겠지요.
그땐 집착이라고 생각하세요.
기억하고 싶습니다.
내가 떨쳐버리고 싶던 그 못된 외로움을 한때나마 같이 도와주었던 당신을...
외롭지 않게 당신이 있어 주었던 그 시간들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그 시간들은 아마도 당신에겐 고통이었겠지요?
이제 그 시간들을 제가 가지고 갈렵니다.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을...
맞습니다. 그래서 당신 앞에 떳떳하게 서서 애기를 못합니다.
잊어버리세요. 그냥 다 잊어버리세요.
당신에게 고통을 받게 한 나를 잊으세요.
그냥 없었던 일처럼...
내가 가는동안 만약 생각이 난다면 조그만 숨결로 한숨만 한 번 지어주세요
그 한 숨에 제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게...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납니다.
당신이 연락을 해주던 그 겨울 밤이...
그 추웠던 겨울 밤에 호출기의 연락을 받고 맨발로 발을 동동 구르며 공중전화기를
찾아 당신에게 전화걸던 그 겨울 밤이...
그땐 참 당신의 목소리가 좋았었는데...
아쉽구려. 당신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듣고 싶은데...
날 원망하던 목소리가 나에게 마지막이 될줄은...
참으로 듣고 싶습니다.
날 증오하는 목소리라도 그 저 당신의 목소리가 듣고싶습니다.
이젠 듣고 싶어도 못 듣겠지요?
사랑했었는데...정말 사랑하는데...진짜로 사랑할건데...
이봐요! 날  좀 사랑해줘요! 정말로 딱 한번만이라도 사랑한다고 말 좀 해봐요!
그 말이 정말 어려운가요?
내가 너무 어려운 부탁을 했나요?
미안해요. 안하기로 해 놓고 내가 왜 이러는지...
불러보고 싶지만 당신의 마음이 아프게 할까봐서 입에도 담지 않을게요.
부디 행복하세요,
지난 시간들,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은 모두 내가 가져 갈 테니까요.
그리고 가능하시다면 용서해주세요.
당신을 괴롭히던 나의 외로움과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편안히 눈 감고 가고 싶어요.
편지를 쓰는 손을 보니 왜 눈물이 나는지...
손톱하나 못 깍는다고 하면서 직접 깍아주시던 당신이...
당신이 깍아 주는 그 시간들과 손길을 잊지 못하여 일부러 깍지 않았는데...
저 참 밉죠?
귀찮아 하면서도 내 맘을 어찌 알았는지 항상 잔소리하며 손톱깍기를 들며
달려들던 당신의 모습이 왜 이리 눈앞에 아련하는지...
엄살을 부리면 어린아이 달래주듯 엉덩이 “찰싹” 쳐주던 그 손길이 왜 이리
아립니까?
이제는 아무리 떼를 써도 당신은 날 외면하겠지요.
서로 이젠 남남인 듯 당신은 그렇게도 외면하겠지요.
손 내밀면 더럽다 못해 징그럽다고 외면하겠지요.
떼를 쓰면 시끄럽다 못해 귀를 막아 외면하겠지요.
압니다. 그런데도 마지막으로 손을 내밀고 떼를 써 보고 싶은 이 마음이 더욱 더
아립니다.
끝내는 아린 이 마음을 남겨둔 채 떠나간다고 하니 왜 이리 서러운지 눈물만 납니다.
뚝하고 그치고 싶은데 씩씩하게 떠나고 싶은데 왜 계속 흐르는지...
부디 행복하게 사세요. 정말로요.
지겹습니다. 눈 감는다고 생각하니 막차를 떠나보내고 다음 첫차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아직 눈물은 그래도 남아서 날 위로하네요.
지겨운 이 시간의 벗인 듯...
소리 지르고 싶습니다. 그냥 막.
내가 세상에 태어날 때 울면서 소리 지르는 것처럼
만약에 제가 다시 돌아온다면,,,태어난다면...
저를 기억해주심을 바라는 게 너무 큰 욕심인가요?
죄송합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아파옵니다. 이상하게도 피하나 나지 않는데 아파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아픈 이 순간이 당신에겐 아마도 계속되었을 시간들이었을텐데
왜 그때 난 그걸 몰랐을까요?
미안해요!
아픈 가슴을 뒤로 한 채 당신이 아파했던 그 시간들을 생각하니 정말 제 자신이
후회스럽습니다.
떠올리면 당신이 내게 작은 미소로 들려주었던 시간들이 끝내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아파도 내색하지 않고 꾹 참고 지내왔던 당신의 그 시간들을 어떻게 하면 다시 되돌려서
당신을 위로해줄 수 있을까요?
제가 죽음으로써 당신의 그 시간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줄 수 있으련만...
미안해요. 당신한테 죽음을 알려서...
이해해 주세요. 죽는게 다 해결 되는게 아닌데.
비겁하게 떠나는 제 자신을 이해해 주세요.
당신에게 마음의 짐을 주지 않으려고 알리진 않았지만 언젠가는 알겠죠.
그냥 잊어버리세요. 언제나처럼 매일 똑같은 시간에 알리는 뉴스의 사고소식처럼
그냥 평범하게 받아들이세요.
너무나 길었네요.
떠나가는 놈이 무슨 할 말이 그리 많다고...
이제 가렵니다. 저 세상에서나마 소원할께요.
부디 행복하시고 몸 건강히 살기를 빌게요.
안 녕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