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한게 맞냐고
다시 한 번 묻고싶은데
그 문자 하나를 더 보낼 수 없는 순간이
이별을 맞이한 순간이었을까?
정말 이제는 우리 사랑이 끝난거냐고
난 자꾸 확인하고 싶어져
사랑이 끝났다는 게 뭔지 잘 알지 못해서
그러면 어떻게 되어버리는 건지..
이렇게 심장 한구석 멍이 든 채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건지..
난 아무것도 모르겠어
다른 사람들 모두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는게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

그래 나도 많이 봤지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노래가사에서
수백번 수천번도 더 봤지..
난 이별이, 그 사랑의 기억이,
추억의 잔재가
그렇게 아름다운 줄만 알았어
사랑에 행복해하듯
사랑에 아파하는 것도
동전의 양면처럼 그냥 그렇게 하나인채로
가슴 짠한 것인 줄 알았어

근데 아니더라 아닌 것 같아
아니야
정말 아니야..
이별은 사랑의 뒷면이 아니라
이제 그만 사랑을 끝내야 한다고
잔인한 당위성을 쥐어주곤
흔적을 지워주지도 않은 채
끝난 사랑을 묻어 줄 묘자리 하나
마련해주지 않고
모든걸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둬..
오갈 곳 없는 추억이
그저 먼지같아..

까짓거 이별이란 게
어떻게 보면 참 별것 아니야..
잘 잤냐는 사소한 한마디 물을 수 없고
문득 생각나도 뭐하냐는 문자 한 개 보내지 못하고
야심만만에 나오는 얘기가
꼭 우리 얘기 같아서 옛날 생각난다고
킥킥대며 전화 한 통 하지 못하는 것 뿐

절절하게 사랑했던 순간
벅차오르던 열정이 그리운 게 아니라
평범한 일상 구석구석에 꼬질꼬질 묻어있던
너의 냄새가 그리워..

지금 너는 어디쯤이니?
난 아직도 새로 빤 이불같은 오늘
낯설은 비누냄새가 두렵기만 한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또 익숙해지고
새로운 먼지가 쌓이고
너와의 사랑도 마무리 될 수 있겠지..?


그 날 새벽 난 오랜만에 너의 집 앞
놀이터를 찾아 처음 만난 날 마셨던
커피우유를 마시고
뒷산에 묻어놓은 마징가Z 에게도
인사를 하고 돌아왔어
하필이면 때맞춰 반지도 잃어버렸고
우리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없으니
마무리는 수월한 편이야
남은 사랑은 내가 잘 달래서
최대한 깊은 곳에 너와 함께 묻어놓을게
이왕이면 제일 마지막에 분해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