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10
강원도 어느 암자에 들렀다.
신록에 푸욱허니 안기인 그런 그림 같은 암자였다.
스님 한 분과 그 곳에서 나무와 청소, 또 공양까지
지으시는 70대의 노인이 깨달음을 향해 무진정진하고
있는 자연과 일체를 이룬 그런 환상같은 암자에
속세의 더러움을 안고 암자를 찾은 나...
한없이 자애한 미소를 지으시는 부처님 전에 향과
존경의 예를 올리고 그렇게 한참을 앉아 나 무언가를
갈구했다. 무엇을 소원 하였는지 지금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 무언가 애타게 소원했었다.
눈물과 내 삶의 공허함에 흐느끼고 있었다.
왜 난 이처럼 고단한 삶을 지속하려할까?
돌아서 나오는 날 스님께서 찾으셔서 존경의 삼배를
올리고 마주 앉았다.
대뜸 내게 이러셨다.
"나의 법명을 아느냐"
"알지못합니다"
"나의 법명은 石山이란다. 왜 나의 법명이 석산인지
그 뜻을 알겠느냐"
"심오한 뜻은 알지 못하겠으나 한자를 보면 돌의산이다라는 것밖에는 모르겠습니다"
"잘들어보거라.. 돌덩이가 속세의 도심에 덩그러니
있다면 어떻겠느냐"
"저라면 치워버리겠습니다"
"그렇지 그래서 난 구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거야.
난 나의 주제를 알기에 돌이 있어야하는 산에
사는거야. 너도 네가 있어야 할, 또 걸어야 할 그
길은 찾도록하거라.... "
"그럼 전 어디에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 것입니까?"
"그건 네가 널 알고있잖아 네안에 있는 널 의지하지
말고 네 밖에있는 것을 알게 되면 굳이 찾으려하지
않더라도 알게되는 것이야. 그럼 뭘아느냐고...
안에 것을 찾으려하면 종적이 없기에 쉽게 지치게
된다. 그러나 밖의 널 보면 안의 것도 너이기에
둘은 따로 볼수없는것야. 너의 성격과 성향을 유심히
연구해 보아라. 과연 난 무엇인지...."
"........."
그렇게 난 또다시 삼배를 올리고 또하나의 숙제를
안고 내 발걸음에 물었다.
난 무엇이냐고.....
참 참고로 양산에도 석산스님이계십니다.
6월6일 현충일
작성일 : 2003-06-18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