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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존재하지도 않을 이 편지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런 말조차도 필요하지 않겠지만.. 당신이 볼 수 없으니 말이죠..
먼저 손을 내민것도 당신이었고, 그 손을 뿌리쳐버린 것도 당신이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그리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이 찾아왔다가 떠났다..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장난 반 호기심 반이었을 당신이 내민 손에 상처받은 건 당신이 아닙니다.
아니, 당신은 상처조차 받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상처받을 만큼의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손을 뿌리치고 저만치 멀어진 당신으로 부터..
그렇습니다. 실제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건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고, 당연히 그랬을 예상된 모습이었습니다.
당신은 차갑습니다. 마음에서 황량한 바람이 분다고 말한 당신이지만 당신 자체가 차갑습니다.
그리도 냉정하게 돌아서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리 쉽게 끊어지지 않을 인연이라 생각했습니다.
그건 당신의 모습, 행동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너무도 가볍고 진한 착각이었습니다.
당신은 이리도 짧은 인연이었습니다. 아니, 인연조차도 아닌 그저 그런 흔하고 흔한 스침이었습니다.
이제 여기서 고합니다. 당신에게 안녕을 고합니다.
流哀悲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