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5
흰 새
사랑하는 이여,
우리 바닷물결 위에 떠 있는
두 마리의 흰 새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별똥별이 스러져
사라지기 전의 그 불꽃을 두려워합니다.
하늘 가장자리에 낮게 걸려 있는
푸른 새벽별의 불꽃.
사랑하는 이여,
우리 가슴 속에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슬픔을 일깨웁니다.
피곤합니다
이슬 젖은 꿈꾸는 꽃,
백합과 장미는...
사랑하는 이여,
아, 꿈꾸지 마십시오
사랑하는 별똥별의 불꽃을.
이슬 내리는 곳에 낮게 걸려 서성대는
푸른 새벽 별의 불꽃을.
우리 함께 물결에 흔들리는
흰 새로 변했으면 합니다.
내 마음에 언제나 찾아오는
무수한 섬들과 요정들의 해변
거기에서는 시간이 우리를 잊어버리고
슬픔도 찾아오지 않습니다.
장미와 백합에서도 멀어지고
불꽃도 가슴 설레게 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우리 바닷물결 위에 떠도는 흰 새가 되었으면 합니다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