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06
시간이 벗어논
먼지를 닦아내며
창문을 여니
높푸른 하늘이
그녀의 향그런 내음을
연신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 시작이 어디일까
조심스레
따라가봅니다
작년 이맘때쯤
보랏빛 고운
수국의 입술처럼
우아하고,
고추잠자리의 평화로운
날개짓을 닮아
어쩌면 세상사
터럭 하나
찾을 수 있을까 하여
자꾸만 보게 되었던
그녀의 모습
그 웃음을 담고있는 소리는
병마에 시달린
내몸의 세균을 꾸짖으며
희망을 마구
풀어놓으며 오는
세상에 단 하나의
명약이었습니다
이제 막 소녀가 된듯이
수줍게 입가에
한줌 머금은 미소에
장난기가 동해
쿡쿡 눌러보면
깔깔거리며 웃는
홍조띤 얼굴위로
행복이 지나갑니다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햇살을 받아
동공에 비춰진
내모습을 보면
'행복이 이런거구나'라며
그녀안에서 포근히
안주했나 봅니다
그녀는 참으로
눈물이 많습니다
마치 내게 세상에서 제일
쉬운일은 그녀를 단숨에
울리는 일이라는걸
알려 주려는 듯
그렇게 바보처럼
울었습니다
난 그녀의 눈물속에서
아픔도
살아있는 생명체인걸
알았습니다
건드리지 않아도
고통이 느껴지는데
무언가가 가슴을
자꾸 후비며
생채기를 만들어 놉니다
그녀의 눈물은
"물빛비명"이 되어
한동이 설움을 쏟아내며
언제나 이렇게
내 가슴에 흐릅니다
참을 수 없어
눈을 감으면
그녀가 슬픔에 갇혀있는
모습이 떠올라
깜짝놀라 눈을 뜹니다
소용없는 일인줄 알면서도
귀를 막아봅니다
언제나 걱정스레
안부를 물어오던
세심한 배려가
들려오는 듯해
울컥 목이 메어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나던
그 곳에도
아마도 가을이
그리움을 한없이
기다리며
넓은 가슴을
드리우고 있겠죠
거리를 지나쳐가는 사람이
누구이든
되돌아오는 가을이
어떤 흔적이던
그녀의 가을은
어느 누구도
표절하지 못할
정겹고 포근한 웃음이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형극같은 혹한의 시간이
기다리는건
제몫으로 하겠습니다
그녀가 전해준 사랑
소중하게 간직하며
나 오늘도 살아갑니다
그러니 그대
행복하소서 언제까지나......
*출처 : solomoon.com
pyunz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