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06
자정 무렵, 한 청년이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술에 잔뜩 취한 친구를 업고
복잡한 막차에 올라탔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 그는 술에 취한 친구를
등에 업은 채,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자, 여기 앉히세요."
한 젊은 남자가 벌떡 일어나
자신의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청년은 등에 업은 친구를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혔다.
버스를 타기전에,
마신 술을 모두 토해 버린 친구는 창백한 얼굴로
눈을 감은 채 잠이 들어 있었다.
청년은 가누지 못하는 친구의 머리를
자신의 팔로 힘껏 지탱하며 서 있었다.
그리고 친구 입가에 흉하게 묻어 있는 것들을
자신이 입고 있던 옷소매로
조심조심 깨끗이 닦아주었다.
막차 안에는 하루의 일과로 지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을 나무라지 않았다.
복잡한 버스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입가엔
엷은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때로는 나를 버리고 온전히 그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진정한 우정이고, 진정한 사랑이다.
*연탄길에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