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06
어떤 나그네가 어느 마을을 지나던 중
이상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업고
밭고랑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그들은 씨를 뿌리고 있었다.
궁금해진 나그네가 밭둑에 서서 물었다.
"왜 업고 일을 하십니까?"
밭 한 가운데 서 있던 남자가 고개를 돌려
나그네를 쳐다보았다.
"예, 우린 보다시피 문둥병 환자들입니다."
짤막한 대답을 한 남자는 다른 남자를 업은 채로
고랑사이를 헤치고 다녔다.
의아해진 나그네가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병으로 손이 일그러진 남자는
다리를 쓰지 못하는 친구를 등에업고 씨를
뿌리고 있었다.
등에 업힌 친구가 씨앗을 뿌리면 다리가 성한
그 남자가 발로 그 자리를 밟아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두 사람의 힘으로
해결해 내고 있었던 것이다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