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러 기


부드러운 가을의 향기 그윽한 이 밤
가을밤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애달픈 이 소리는
무엇을 알리는 외침인가?

밝은 달빛 내리는 밤하늘
별은 빛나는데
한 떼의 기러기 무리를 지어
이슬 내리는 가을밤을 날아가네

나는 듣노라. 그들의 퍼덕이는 날개 소리를
머지않아 불어닥칠 찬바람을 피해
멀고 긴 여행을 떠나네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서

나는 듣노라
이들의 구슬픈 노랫소리, 그 합창을
하늘 저편으로 멀어져가는 행렬
나는 듣지만 보지는 못하네

그러나 슬퍼하지 말아라
허공을 떠도는 이 외침은
결코 새들의 날개에서 나오는
희망과 고난의 노래만은 아닌 것

이것은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몸부림치는
땀 흘려 일하는 자들의 영혼의 소리
만물이 잠든 밤하늘에 울려퍼지는 이 소리는
잠 못 이루는 영혼의 귀에만 들리는 자장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