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된 고독



내가 나를 버리고 돌아 눕는 날

술잔엔 빗물이 고인다.


고독을 동반한 일상들이 술을 권하는 시간

비워져 가는 술병엔

묵은 세월의 먼지들이 자리한다.

기억은 있으되 실체가 없음이

굳이 술잔을 기울이는 이유는 아니지만

중독된 고독이 따르는 술잔이라

거부할 수 없음이다.


내가 있고 네가 없음이 슬픔이라면

네가 있고 내가 없음은 무엇일까?

술병은 바람을 안고 어둠 속으로 들고

나는 나를 안고 추억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