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지막으로 교복을 입는 날이예요.

막상 졸업식이 시작되었어도
내가 졸업한다는 실감은 전혀나지 않고.
내일이면 다시 교복을 입고 나와
수업을 들어야 할것만 같았답니다.

고등학교 졸업식이어도 검은색 학사모와 옷이 있더군요.
친구들과 장난치면서 몸에 걸치고 사직도 찍고.

끝나고 나오면서 부모님께 예쁜 꽃다발도 받고.
귀여운 동아리 후배들에게 선물도 받고.

교실로 올라가서 앨범과 선물. 졸업장을 받고.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선생님의 마지막 종례도 듣고.
그러고도 졸업했다는 실감을 느끼지 못했어요.

그리고.

집에와서 앨범을 펼쳐서 보는 순간.
책장 하나하나를 넘기면서

'아, 내가 졸업을 하긴 했구나.'

란 생각이 들더군요.


수업시간에 졸다가 선생님께 혼났던 일.

시험전날 날새다시피 수학문제 풀던 일.

축제때 동아리에서 까페하면서 바빴던 일.

친구들이랑 급식 줄서기 싫다고 급식실로 달려갔던 일.

체육대회날 상금에 눈이 멀어 악을 쓰고 기어이 일등했던 일.

스승의 날 이벤트 준비로 잔머리 굴리던 일.

배고프다며 짧은 쉬는 시간에 매점으로 달려갔던 일.

애들과 투닥거리면서 미술과제 했던 일.

수학여행용 장기자랑준비로 난리쳤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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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행사에서부터 사소한 일들까지 하나둘씩
머리속에 맴돌아요.
내가 그 학교라는 공간에서 3년동안.
참 많이 웃고, 울고, 했구나.
그때는 지겨웠던 나날들이 소중한 추억이 되어서.
돌아갈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고 하니 조금은 섭섭하네요.

그 속에서, 그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참으로 행복했다고, 당시에는 지겹고 짜증났던 것들까지도.
모두모두 즐겁고 예쁜 추억이 되네요.


천안 북일 여자 고등학교.

내가 정한 또 하나의 고향.
예쁘고, 아프고, 즐겁고, 또 행복했던 공간.

그동안 참으로 고마웠다.
라고 마음깊이 감사드립니다...